씨드 시민브리핑 04

경기도는 정말 ‘부도’인가 — 문제는 왜 이 지경까지 왔느냐입니다

경기도가 당장 지급불능에 빠진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지방채 발행한도 99.6%, 기금 차입, 일부 필수사업 9개월분 편성, 대규모 세출 구조조정은 분명한 경고입니다. 과장은 걷어내고 책임은 더 정확하게 묻습니다.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경기도가 지금 당장 채무를 갚지 못하는 ‘부도 지방정부’가 된 것은 아닙니다. 2025년 말 예산 대비 채무비율은 12.86%로 전국 광역단체 평균 14.61%보다 낮았습니다. ‘이미 부도났다’고 단정하는 표현은 과장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안심한다면 더 큰 오류입니다. 2025년 경기도는 지방채 9,430억원을 발행해 발행한도의 99.6%까지 갔고, 각종 기금 5,588억원을 일반회계 등에 끌어다 썼습니다. 그런데도 일부 민생·필수사업은 12개월이 아닌 9개월분만 편성됐고, 새 도정은 결국 5,465억원 규모의 세출 구조조정에 들어갔습니다. 이 정도면 재정운영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입니다.

30초만에 보는 핵심 숫자

  • 2025년 경기도 채무: 6조1,357억원. 2023년보다 1조6,290억원, 36.1% 증가했습니다.
  • 같은 기간 전국 광역지방정부 채무 증가율은 12.7%였습니다. 경기도 증가 속도는 약 3배였습니다.
  • 2025년 지방채 발행액은 9,430억원으로 발행한도 9,460억원의 99.6%였습니다.
  • 2025년 5월 이후 각종 기금에서 일반회계 등에 차입한 규모는 5,588억원이었습니다.
  • 2026년 2회 추경에서는 1,300여 개 사업에서 5,465억원을 구조조정해 필수 민생사업 재원을 보강했습니다.

‘부도’라는 표현은 왜 과장입니까?

경기도가 현재 법적으로 지급불능 상태에 있거나 공식적인 재정위기단체로 지정된 것은 아닙니다. 예산 대비 채무비율도 2025년 말 12.86%로 전국 광역 평균보다 낮았습니다. 그러므로 ‘경기도가 이미 파산했다’는 식의 표현은 팩트보다 앞서갑니다.

하지만 ‘부도가 아니다’와 ‘재정이 건강하다’는 전혀 다른 말입니다. 정치권이 이 둘을 일부러 섞어 ‘아무 문제 없다’고 한다면 그것 역시 사실을 흐리는 것입니다.

진짜 경고등은 빚의 속도와 돈을 메운 방식입니다

재정은 어느 날 갑자기 무너지지 않습니다. 세입이 줄면 지출을 조정하고 미래 충격에 대비해야 합니다. 그런데 부족한 돈을 지방채로 메우고, 다시 기금까지 당겨 쓴 뒤에도 필수사업을 1년치 편성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단순한 경기변동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경기도의 채무는 2023년 4조5천억원대에서 2025년 6조1천억원대로 36.1% 늘었습니다. 전국 광역단체 평균 증가율 12.7%와 비교하면 가볍게 볼 속도가 아닙니다. 지금의 절대비율이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고 해도 증가 속도가 계속된다면 몇 년 뒤의 부담은 전혀 달라집니다.

민주당 도정의 책임을 피해서는 안 됩니다

경기도는 이재명·김동연 지사로 이어지는 민주당 도정이 장기간 운영해 왔습니다. 지금 드러난 재정구조를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불황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정치적 인기를 얻기 쉬운 지원·복지 사업을 늘릴 때에는 언제나 지속 가능한 재원과 효과를 함께 설명했어야 합니다.

특히 이재명 도정 시절 재난지원금 등에 기금과 재원이 동원됐고, 김동연 도정에서는 지방채 발행과 기금 차입이 확대됐다는 비판은 따져볼 가치가 있습니다. 돈을 나눠줄 때 박수를 받고 그 비용을 다음 도정과 미래 시민에게 넘기는 구조라면, 그것은 책임 있는 정치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모든 책임을 ‘이재명 현금복지’ 하나로 돌리면 안 됩니다

보수 진영도 여기서는 정확해야 합니다. 경기도 재정압박에는 부동산 거래 위축에 따른 취득세 감소, 경직적인 의무지출, 지방세 구조의 한계, 김동연 도정의 지방채·기금 운용 등 여러 요인이 겹쳐 있습니다. 현재 공개자료만으로 모든 원인을 이재명 전 지사의 현금성 정책 하나로 환원하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입니다.

우리 편의 과장을 걷어내는 이유는 상대를 배려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비판을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팩트가 정확해야 책임도 정확하게 물을 수 있습니다.

추미애 지사가 문제를 공개한 것은 평가할 부분입니다

같은 민주당 소속 전임 도정을 향해 지방채·기금 차입과 9개월짜리 예산 편성 문제를 공개하고 구조조정을 시작한 것은 평가할 부분입니다. 잘한 것을 인정한다고 비판의 칼날이 무뎌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이후의 행동을 더 엄격하게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재정위기 선언이 전임자 책임론에 그치거나 자신의 신규 공약 재원을 만들기 위한 명분으로 변해서는 안 됩니다. 지방재정제도 개선을 요구하기 전에 먼저 지금 가진 돈을 얼마나 제대로 썼는지 설명해야 합니다. 순서가 바뀌어서는 안 됩니다.

씨드는 이렇게 봅니다

세금은 정부의 돈이 아닙니다. 도지사의 돈도, 정당의 돈도 아닙니다. 시민이 맡긴 돈입니다. 정부가 지원금을 지급한다고 해서 권력이 시민에게 선물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시민의 돈을 시민을 위해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씨드는 진보정치의 ‘좋은 명분이면 지출을 늘려도 된다’는 유혹을 경계합니다. 복지를 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복지를 하려면 더 엄격하게 비용과 효과, 지속 가능성을 증명하라는 것입니다. 선의가 재정책임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경기도는 아직 부도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방채를 한도 가까이 발행하고 기금까지 끌어다 썼는데도 필수사업 1년 예산을 온전히 세우지 못했다면 이미 충분히 심각합니다. 민주당 도정은 왜 이런 구조가 만들어졌는지 도민 앞에 숫자로 설명해야 합니다. 변명할 때가 아니라 책임을 밝힐 때입니다.

시민이 지켜볼 점

  • 2027년 이후 경기도 채무 총액과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실제로 꺾이는지
  • 2028~2030년 집중되는 지방채 원리금 상환 부담을 어떤 재원으로 감당하는지
  • 기금 차입이 비상조치였는지 반복적인 재정운영 방식이 되는지
  • 5,465억원 구조조정 가운데 실제 지출감축과 단순 지급유예가 각각 얼마나 되는지
  • 현금성·지원성 사업을 사업별 효과와 지속 가능한 재원까지 공개하는지
  • 추미애 도정의 신규 공약이 재정 정상화 원칙과 충돌하지 않는지